여름휴가 때 광주까지 걷고 4개월이 지났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면 빨리 끝내고 싶은 게 인지상정
가끔 주말에라도 걷자하지만 뭐가 바쁜지 여름휴가 후 주말에 쉰 적이 없었다
이번 성탄과 연초 사흘씩의 연휴를 잘 활용하면 여름휴가 때 만큼 걸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이번 연휴 토요일도 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게다 황금연휴로 교통편 예매가 어려울 게 분명하다
몇 달을 토요 휴무없이 일했으니 26일 토요일은 쉬자고 얘길 꺼내고 24일 광주행 · 27일 전주발 버스표를 예매했다
도미니카왈 "지난 여름엔 뙤약볕에 고생하고 이번엔 한파를 맛보러 가냐고 한다"
광주역
성탄전야에 광주터미널에 도착하니 광장에선 일렬로 서서 기타 반주에 성가를 부르며
지나는 사람에 따뜻한 차를 대접하고 터미널 내 제과점엔 케익상자가 수북하다
즐거운 사람들이 넘쳐나는 거리를 걷는다는 건 흥겨운 일이다
메리~크리스마스다
오늘 목표는 잠자기 편한 모텔이 밀집해 있는 광주와 담양시계까지다
저녁은 걷다 적당한 곳에서 먹기로 했다
지난 여름엔 광주시내를 남서쪽에서 들어와 이번엔 북동진해 담양으로 간다
광주역 · 임동5거리 · 임동 주교자성당을 지나 서방4거리를 거쳐 문화4거리로 간다
새벽에 일어나면 미숫가루와 단백질 보충제로 속을 달래고
아침식사할 곳까지 보통 두 시간 정도 걷는데
식사할 곳이 없으면 버스정류장 같은 곳에서 육포 · 양갱 · 칼로리발란스 같은 것으로 이동식을 한다
도시의 버스정류장 벽면은 상품 광고가 대부분인데 지방엔 보통 관광지를 소개한다
담양이니 죽림원과 소쇄원 그리고 옥정호와 메타세퀘이어길 광고다
이곳에서 육포 · 칼로리바란스 · 커피 등으로 이동식을 했다
죽림버스정류장
아침해가 떠오르는 조용한 마을길이다
메타스퀘이어길
담양읍을 지나면 나타나는 윗길이다
메타스퀘이어길
아랫 길로 내려서니 영화에 나온 장면을 프린트해 걸어 놓았다
메타스퀘이어길
걸어서 다 돌려면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인지
가족과 연인들이 빌려 타라고 자전거 대여점에 2인용 · 4인용 자전거가 있다
국보966 두부집
메타스퀘이어길이 끝나는 곳에 있는 두붓집에 국보자가 붙어있어 들어가 보니 조금 짭짜름한 촌두붓집이다
항상 걷다 먹는 식사라 신발을 벗고 앉아 쉬며 먹는다
이번엔 보온병에 블랙커피를 타 가지고 다니면서 마셨는데 그런 것도 식사 후 나서기 전에 다시 챙긴다
고추장마을
담양을 지나 순창 입구에 있는 고추장마을에 들려 굴비짱아지를 물어보니 1kg에 십만 원이다
맛은 있지만 지금은 걷는 중이라 다음에 차 가지고 관광오면 사겠노라 했더니
할머니께서 힘들텐데 한 잔하고 가라며 강천산 더덕동동주를 주신다
안주는 사진에 보이는 더덕과 마늘 그리고 매실짱아지 등이다
대포 두 잔을 마시니 이젠 찹쌀 팥시루떡까지 주신다
고맙습니다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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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강천산 더덕막걸리 맛있더군요
저녁에 숙소에서 한 병 사 마시자 해놓곤 그냥 잤다
순창은 이강래의 홈이더군요
순창에서 모텔은 「영빈장」이고 한정식은 「새집」이란 소리에 영빈장에 짐 풀고 새집을 찾았다
고창 조양집만은 못하지만 나름 맛있다. 특히 고추장 삽겹살과 조금 달긴하지만 떡갈비가 맛있다
잎새주도 한 잔했다. 이곳도 오래된 한옥방이고 상째 들어오고 숭늉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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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들어와선 스트레칭으로 몸 풀고... 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