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만큼이나 잔잔한 재미와 감동이 주는 김유정을 만나러 간다
2004년 12월 1일 신남역이 김유정역으로 바뀔 때부터 가보려 했으니 꼭 8년만에 찾아간다
금병산에 둘러싸인 모습이 마치 옴폭한 떡시루 같다하여 이름 붙여진 「실레」(증리)는 작가 김유정의 고향이며 마을 전체가 작품의 무대로서
지금도 점순이 등 소설 12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ITX 청춘열차
2층석에서 풍경을 보니 겨울의 따스한 햇살만큼 좋다
용산발 10시 열차로 남춘천으로 간다
ITX 청춘열차
단체여행 하시는 아주머니들은 개떡을 나누며 즐거워하고 연인들은 셀카 찍기 바쁘다
우리도 삶은 달걀과 고구마를 커피와 즐겼다
초등학교 때 소풍가던 생각이 난다
청평
24석뿐인 좁은 열차가 들뜬 여인네들 소리에 잠시 시끄럽더니 이내 잠잠해진다
창가에서 햇살을 즐기다 만들었다
김유정역
ITX청춘열차가 서지않는 역이라 남춘천역에서 전철로 한 정거장 되돌아 왔다
예전 김유정역(신남역)
1914년 경춘선 개통 당시 신남면의 지명을 따 신남역으로 사용하였으나 행정구역은 1939년 신동면으로 변경되었다
마을 전체가 김유정의 봄 봄 · 동백꽃 등 여러 작품의 무대인 실레마을을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가꾸기 위해 2004년 12월 1일 김유정역으로 바꾸었다
문학마을
김유정 생가 쪽으로 가다보니 공사중인 문학마을 조성지가 나온다
문학마을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꾸며진다고 한다
김유정기념전시관
김유정기념전시관 내부
김유정의 생애와 책 · 글이 실린 문학지 · 그 시절 같이 활동했던 작가들과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벌였던 구인회 회원들
또 사랑했던 두 여인과 사망하기 11일 전 친구에게 보낸 편지 등이 전시되어 있다
김유정 연보
예전 문학소녀였던 아주머니들인 것 같다
문화해설사가 김유정의 생애를 설명하시길래 같이 들었다
봄봄 모형
성례를 안 시켜주는 장인 봉필과 드잡이하는 광경을 인형으로 표현해 놓았다
김유정 상
김유정 문학기념관 옆에 있다
김유정 생가
조카 김영수씨와 마을 주민의 증언 · 고증을 거쳐 2002년 복원했다
김유정의 생가는 그의 조부가 지었는데 조부 김익찬은 춘천 의병 봉기의 배후 인물로 재정 지원을 하였으며
당시 이 마을 대부분의 땅이 그의 소유였다
김유정 생가
중부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자 형태로 집을 짓고 기와집 골격에 초가를 얹은 이유는
헐벗고 못 먹는 사람들이 많던 시절이라 집의 내부를 보이지 않게 하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봉당의 굴뚝
미적 감각도 살리고 키가 작은 굴뚝의 연기는 방충기능을 한다
□자형 구조라 습기로 벌레가 생기기에 낮은 굴뚝의 연기로 모기뿐만 아니라 목재를 파먹는 벌레도 막기 위해서다
또 집안 구석구석을 살균해주는 기능까지 하여 건강에도 유익하다 한다
생가
디딜방앗간 · 외양간 · 정자 · 연못이 있다
실레이야기길 안내판
김유정 생가와 문학기념관을 나와 식사를 하고 김유정의 작품 무대였던 「실레이야기길」을 걸었다
금병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삼악산 마루금
금병산을 오르다 돌아보니 실레마을은 안보이고 삼악산만 보인다
산국농장으로 가는 길
소설 동백꽃과 유정의 사랑에 나오는 곳이다
실레마을
묘가 있는 언덕에 올라 보니 삼악산 마루금 안에 있다
들병이길
작품 산골나그네 · 총각과 맹꽁이 · 아내 · 소낙비에 나오는 들병이들이 넘어오던 눈웃음길
19살 들병이들이 먹고 살기 위해 남편과 함께 홍천에서 이 산길을 통해 마을에 들어와 잠시 머물다 떠났다
작은 돌탑
탑은 기원이다
오엽송과 낙엽송 길로 들병이들이 넘어오던 길이다
두포전에 나오는 금병산 아기장수 전설길
금병산 자락 장수골에 사는 가난한 부부가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린 아이를 낳자
장수 아이가 태여나면 좋지 않다고 마을사람들이 그 아이의 날개를 잘라버리자 시름시름 않다가 죽었다
아이가 태여날 때 함께 태여난 용마도 아이가 죽자 따라죽었다는 이야기다
*
자주 나오는 전설이다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
봄에 산수유가 필 때 나무에 잎이 나기 전에 노랗게 피는 생강나무꽃이 김유정 소설의 동백꽃이다
알싸하고 향끗한 냄새가 난다고 소설에 묘사되어 있다
산국농장 금병도원길
소설 동백꽃과 유정의 사랑의 작품 배경지이며 문화 휴식처인 잣나무 숲이 있는 산지기 시인 김희목이 가꾸는 과일밭이다
관련작품으로 김유정의 동백꽃 · 전상국의 유정의 사랑 · 김희목시집에 산국농장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등산로 폐쇄라는 안내판과 철선이 쳐져 있다
실레마을
언덕을 오르다 봤다
실레마을
억새가 있는 언덕에서 내려다 보니 정말 옴폭한 떡시루 같다
삼악산 마루금과 실레마을을 함께 보기에 좋은 곳인데 철탑이 서있다
철탑 옆에서 이동식을 했다
바람이 없어 햇살의 따스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산골나그네의 덕돌이가 장가가던 신바람길
19살 산골 나그네가 병든 남편을 물레방앗간에 숨겨 놓고 노총각 덕돌이와 위장 결혼했다가 도망간 이야기가 담겨있는 길이다
전망대
실레마을과 춘천시내가 보인다
실레마을
전망대에서 봤다
봉의산 · 춘천시내
철탑 대여섯 개 뒤에 있다
실레 이야기 방향안내판
작품 「가을」에서 복만이가 계약서 쓰고 아내 팔아먹던 고갯길
복만이가 소장수 황거풍한테 매매계약서 쓰고 아내 팔아먹은 뒤 덕냉이로 도망치던 고갯길이다
작품 「소낙비」에서 춘호처가 맨발로 더덕 캐던 비탈길
도라지와 더덕을 찾아 맨발에 짚신짝을 끌며 가파른 산비탈 칡덩굴에 매달리기도 하며
남편이 원하는 돈 · 2원을 구할 궁리를 하던 산길이다
작품 「산골」에서 도련님이 이쁜이와 만나던 수작골길
「너 도련님하구 그랬대지?」
먼 하늘만 쳐다보며 도련님 생각만하고 있는 이쁜이한테 석숭이가 투정썩어 사랑 고백을 하던 곳이다
산신각(山神閣)
금병산을 왜 진병산(陣兵山)이라 부르는지 또 제주는 왜 감주로 쓰는지를 알수 있다며 가보길 부추긴다
임진왜란 때 강원도 조방장(助防將) 원호의 군사들이 진을 쳤던 곳임으로 진병산이라 불리우고 있다
또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될 때 항일의병들이 이 일대에서 진을 구축함으로써 진병산이란 이름 더 높아졌다고 한다
제주는 진병산이 여산(女山)이라하여 감주를 쓴다고 써있다
작품 「만무방」에서 응칠이가 송이 따먹던 송림길
인제에서 빚잔치 벌이고 도망온 응칠이가 닭잡아 생으로 뜯어먹으며 송이 따던 길이다
작품 「솥」에서 근식이가 자기집 솥을 훔치던 한숨길
계숙이란 들병이 꾐에 빠져 자기집 솥을 훔쳐 나오던 근식이네 집이 있던 곳이다
삼악산 마루금
이야기길 한 바퀴를 돌고 나오며 봤다
길 가운데 있는 논이 있다
오른쪽 정자 옆 느티나무가 금병의숙이 있던 곳이다
김유정 기적비 · 느티나무
김유정이 야학 등 농촌계몽운동을 벌일 때 심은 느티나무다
봄 봄의 배경장소
봄 봄에서 배참봉댁 마름으로 나오는 김봉필은 실레마을에서 욕필이로 통했던 실존인물이다
그는 당시 딸만 여럿 낳아 데릿사위를 들여 부려먹기도 하고 금병산 산림감시원으로 동네사람들에게 두루 인심을 잃었다
점순이와 성례는 안 시켜주고 일만 부리는 장인과 주인공이 드잡이하던 곳이다
한들주막에서 술을 마시고 백두고개를 넘어오던 김유정이 싸우는 장면을 메모해 두었다가 봄 봄을 썼다
정미소 옆 논이다
작품 「총각과 맹꽁이」에서 맹꽁이 우는 덕만이길
"저는 강원도 춘천군 신남면 증리 아랫말에 사는 김덕만입니다. 저는 설흔넷인데두 총각입니다"
덕만이가 들병이한테 자기 소개하던 곳이다
움막 야학터
공장 뒷쪽에 있다 해서 찾아봤으나 못찾았다
문학마을 조성지
김유정 생가 · 문학기념관
김유정생가
살방살방 걸었는데도 열차시간이 남아 다시 들렸다
창문을 통해 본 남춘천 시내
남춘천역에서 17시 13분 ITX를 기다리며...
실레이야기마을 지도
GPS로 확인하니
걸은 거리 7.7km · 소요시간 4시간 5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