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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야기

고성현 서각전 나무에게 길을 묻다

홍천지역에서 활동하는 서각가 백석(柏石) 고성현(60)씨가 18일부터 28일까지

홍천미술관 제1 · 2전시관에서 20년만에 첫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홍천문화재단 후원으로 개최되는 이번 서각전은 ‘나무에게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작가가 20년동안 작품활동을 한 〈사람이 재산(財産)이다 · 세한도(歲寒圖)〉 등 전통서각과 현대서각

그리고 20, 30대 시인으로 활동할 때 지은 자작시를 나무에 새긴 작품과 솟대 등 45점을 전시한다

 

 

홍천미술관

백석 고성현서각전(柏石 高聖鉉書刻展) 펼침막이 걸려 있다

*

예전 홍천군청 건물이다

 

 

 

 

서각을 하며

은행나무에서는 은행 냄새가 나고

향나무 속살에서는 제삿날 피우던 향내가 나고

느티나무에서는 여름날의 청량한 바람이 느껴지는데

예순을 살아 온 나에게서는 어떤 향기가 날까

- 글 너르내 소성현 -

 

 

 

 

홍천미술관 제1전시관

 

 

 

 

소치 란(小痴 蘭)

淸風披拂自多思(청풍피불자다사) / 맑은 바람 스쳐 생각에 잠기는데

斜日淡雲香滿林(사일담운향만림) / 석양 옅은 구름에 향기가 숲에 가득하다

 

 

 

 

상락아정(常樂我淨)

대승불교에서 말하는 열반(涅槃)의 네가지 덕(德)

열반의 세계는 절대 영원하고 즐겁고 자재(自在)한 참된 자아가 확립되어 있으며 청정함을 이른다

- 언제나 즐겁게 살고 자신(마음)을 깨끗이 하라는 뜻

 

 

 

 

일신일신 우일신(日新日日新又日新)

날마다 새로워지고 또 날마다 새로워진다는 뜻으로 나날이 발전해야 함을 이르는 말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 · 반야심경)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모두 공한 것을 비추어 보고 온갖 고통에서 건너느니라

사리자여!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으며, 색이 곧 공이고 공이 곧 색이니, 수상행식도 그러하니라

사리자여! 모든 법은 공하여 나지도 멸하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으며,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느니라
그러므로 공 가운데는 색이 수상행식(受想行識)도 없으며,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도 없고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도 없으며, 눈의 경계도 의식의 경계도 없고, 무명도 무명이 다함까지도 없으며

늙고 죽음도 늙고 죽음이 다함까지도 없고 도집멸도도 없으며, 지혜도 얻음도 얻느니라

얻는 것도 없는 까닭에 보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서, 뒤바뀐 헛된 생각을 멀리 떠나 완전한 열반에 들어가며

삼 세(世)의 모든 부처님도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최상의 깨달음을 얻느니라

반야바라밀다는 가장 신비하고 밝은 주문이며 위없는 주문이며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주문이니

온갖 괴로움을 없애고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음을 알지니라. 이제 반야바라밀다주를 말하리라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무명무위지락(無名無位之樂)

 人知名位爲樂(인지면위위락) / 사람들은 명성과 지위를 얻어 사는 것이 즐거운 것인 줄만 알고

不知無名無位最眞(부지무명무위지락위최진) / 명예도 지위도 없지만 홀가분하게 사는 즐거움이 더 참된 즐거움인 줄 모른다

人知饑寒爲憂(인기지한위우) / 사람들은 굶주리고 추운 것만이 근심인 줄 알지만

不知不饑不寒爲甚(부지불기불한위심) / 굶주리고 춥지 않은 근심이 얼마나 심한 근심인지 알지 못한다

*

菜根譚 前集 66章 無位之樂(채근담 전집 66장 무위지락) 명성과 지위가 없는 즐거움이 참된 즐거움이다 -

 

 

 

 

묵소거사자찬(黙笑居士自讚)

當黙而黙近時(당묵이묵근시) / 마땅히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시의에 맞는 것이고

當笑而笑近乎中(당소이소근호중) / 마땅히 웃어야 할 때 웃는 것은 중용(中庸)에 가깝다

周旋可否之間(주선가부지간) /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와

屈伸消長之際(굴신소장지제) / 굽히고 펴거나 더하고 빼야 하는 때에

動而不悖於天理 (동이불패어천리) / 움직이되 하늘의 이치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고

靜而不拂乎人情(정이불불호인정) / 고요하게 있으되 인정(人情)에 거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黙笑之義大矣哉(묵소지의대의제) / 침묵과 웃음의 의미는 크도다

不言而喩 何傷乎黙(불어이유 하상호묵) / 말하지 않더라도 나의 뜻을 알릴 수 있으니 침묵을 한들 무슨 상관이 있으랴!

得中而發 何患乎笑(득중이발 하환호소) / 중용의 도를 터득하여 감정을 발산하는데 웃는다 한들 무슨 걱정이 되랴!

勉之哉(면지재) 힘쓸지어다

吾惟自況 而知其免夫矣(오유자황 이지기면부의) / 스스로 상황을 헤아려야 그 면함을 알겠더라

黙笑居士自讚(묵소거사자찬) / 묵소거사가 스스로를 찬미하다

*

김정희의 친우 황산(黃山) 김유근(1785~1840)이 말년에 실어증으로 고생했던 것과 관련하여

김유근이 묵소거사(黙笑居士)라는 별호를 만들어 자찬문(自讚文)을 짓자 김정희가 그것을 써준 것이다

***

화이부동(和而不同)

군자는 화합하지만 부화뇌동하지 않고, 소인은 부화뇌동하지만 화합하지 않는다

 

 

 

 

노송도 · 소치 허련(小痴 許鍊 · 1809~1892)

본관은 양천(陽川). 자는 마힐(摩詰), 호는 소치(小痴) · 노치(老痴) · 석치(石痴)

이명은 허유(許維). 조희룡(趙熙龍) · 전기(田琦) 등과 함께 김정희 일파(金正喜 一派)에 속한다

중국 당나라 남종화와 수묵 산수화의 효시인 왕유(王維)의 이름을 따라서 허유(許維)라고 개명하였고, 마힐은 왕유의 자를 따른 것이다

허균의 후예 가운데 진도에 정착한 허대(許垈)의 후손이다

그림으로 유명해진 이후 헌종의 직은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에 올랐다

*

무심(無心)

 

 

 

 

세한도(歲寒圖) / 국보 제180호

세한도는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제주도 유배시절(1844~1852) 변함없이 책을 보내준 이상적(1804~1865)에게 보답으로 그려준 것이다

동그란 창문이 그려진 작은 집, 잎이 다 떨어진 소나무와 잣나무가 전부인 이 그림은

황량한 제주의 바람과 풍토속에 사는 추사 자신의 처지를 간명하게 그렸다

그림에 새긴 인장은 '장무상망(長毋相忘)이라 새긴 인장은 '오래도록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후 이상적은 중국 연행길에 세한도를 가지고 가서 중국의 학자들에게서 제찬(題贊)을 받았다

*

제주로 귀향간 김정희가 제자 이상적이 북경에서 구한 귀한 책을 선물하자 제자의 변함없는 마음에 화답하여 그려준 그림이다

그림을 받은 이상적은 이 작품을 청나라로 가져가 당대 최고의 문인 16명, 조선의 문인 3명의 감상문을 받아 그림에 연결하였고

이후 소전 손재형 선생이 초대 부통령 이시형, 정인보 등의 글을 함께 표구하여 현재 총 길이 15m에 달한다

세한도는 사제간의 우정, 추사의 그림, 이를 칭송한 문인들의 명문이 하나가 된 걸작이다

세한도는 일제강점기 추사 연구의 대가인 일본 후지스카 경성제국대 교수가 소장한 것을 손재형 선생이 장기간 설득과 거금을 주고 한국으로 환수하였다

이 일화는 문화재에 대한 그ㅡ의 높은 안목과 애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베푼 마지막 설법

마음의 등불과 진리의 등불을 맑혀 자신과 법에 의지하라는 부처님의 말씀이다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근심지목 풍역불항(根深之木風亦不抗) /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유작기화 유분기실(有灼其華 有蕡其實) / 꽃이 좋고 열매가 많도다

원원지수 조역불길(源遠之水 旱亦不竭) / 샘이 깊은 물은 아니 그칠새

유기위천 우해필달(流斯爲川 于海必達) / 내를 이루어 바다로 흘러 간다

*

죽노지실(竹爐之室)

추사 김정희 선생이 친구인 황상(黃裳)에게 써준 다실(茶室) 이름으로 차를 끓일 때 뜨겁지 않게 대나무로 감싸 만든 화로가 있는 방이라는 뜻이다

글씨 내용보다 서체나 예술미에 비중이 크며 글씨를 감상하는 사람의 마음을 압도하는 전무후무한 예서체로 기교가 극치를 이룬 글씨라 할 수 있다

 

 

 

 

가기만고당(佳氣滿高堂)

상스러운 기운이 집안 가득하길

 

 

 

 

동물문(動物文)

 

 

 

 

한서 무궁화자수도

 

 

 

 

재열귀불치 애애함내광(在涅貴不淄 曖曖內含光)

진흙에 있어도 물들지 않으며 어둠속에 있어도 빛을 간직함

 

 

 

 

나랏말싸미

 

 

 

 

참 좋은 날

 

 

 

 

소탐대실(小貪大失)

욕심을 부려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음

화무십일홍, 인무십일호(花無十日紅, 人無十日好)

열흘 계속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다는 뜻으로, 권세나 영화는 영원할 수 없다

 

 

 

 

홍천(洪川) / 너르내

 

 

 

 

진또배기

가족은 우연한 동행이다

 

 

 

 

산수(山水)

산이 좋아 산에 오르니 산이 나를 반기네

물이 좋아 물을 찾으니 물이 내 마음을 적신다

 

 

 

 

가족

 

 

 

 

모란이 피기까지는

 

 

 

 

옥계원(玉階怨)

玉階生白露(옥계생백로) / 옥 계단에 흰 이슬 내려

夜久侵羅襪(야구침라말) / 밤 깊어지니 비단 버선을 적시네

却下水晶簾(각하수렴정) / 방으로 돌아와 수정 발 내리고

玲瓏望秋月(영롱망추월) / 영롱한 가을 달을 바라본다

 

 

 

 

봄비

 

 

 

 

수레 헌(軒)

 

 

 

 

진달래꽃

 

 

 

 

정중동(靜中動)

 

 

 

 

문(門) · 벽(壁)

 

 

 

 

서기집문(瑞氣集門)

상서로운 기운이 집으로 모이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

 

 

 

 

입지(立志)

 

 

 

 

묵거(墨居)

 

 

 

 

홀로서기

 

 

 

 

휴(休)

 

 

 

 

밥은 먹고 다니냐

울 엄마 그립고 또 그리운 잔소리

 

 

 

 

중형

모든 것에 공정하라

 

 

 

 

관조(觀照)

 

 

 

 

연꽃

 

 

 

 

사람이 선물이다 · 범사에 감사하라

솔아 솔아 늘푸른 솔아 · 일심일덕(一心一德)

 

 

 

 

빨래터

 

 

 

 

참 좋은 당신

 

 

 

 

다심곡(茶心曲)

 

 

 

 

수유반(茱萸沜) · 금설천(金屑泉)

結實紅且綠(결실홍차록) / 열매 맺은 빛깔이 붉고 푸르러

復如花更開(부여화갱개) / 다시 꽃들이 피어나는 것 같네

山中倘留客(산중당류객) / 혹시 산중에 머무는 길손 있다면

置此茱萸杯(치차수유배) / 수유 열매 달인 찻잔에 담아 내리라

- 수유반(茱萸沜) -

 

瀠渟澹不流(형정담불류) / 맑은 물이 고여서 흐르지 않으니

金碧如可拾(금벽여가습) / 금빛 바닥 푸른 물 손에 잡힐 듯하네

迎晨含素華(영신함소화) / 새벽에는 맑디맑은 정화수가 되나니

獨往事朝汲(독왕사조급) / 아침마다 홀로 와서 그 물을 긷네

- 금설천(金屑泉) -

*

해당 작품은 추사 김정희가 노년에 쓴 작품으로 중국 당나라 시인 왕유와 그의 시우(詩友) 배적이 남긴

망천이십경(網川二十景) 중 「수유반」과 「금설천」 두 수를 쓴 것이다

 

 

 

 

풍요

 

 

 

 

수줍음

 

 

 

 

휴식

 

 

 

 

그리움

 

 

 

 

무심(無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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