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쟝-미셀 오토니엘 : 정원과 정원》
「유리구슬 조각」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쟝-미셀 오토니엘의 개인전으로
작가가 최근 10여 년 동안 발전시킨 조각 · 설치 작품 70여 점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스스로 서있는 거울 목걸이 / 2021 · 스테인레스스틸 · 292 × 148 × 250cm
전시관 입구에 있다
쟝-미셀 오토니엘 : 정원과 정원 / 2002. 06. 16 - 08. 07
쟝-미셀 오토니엘
1964년 프랑스 생테티엔에서 태어난 쟝-미셀 오토니엘은 현재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유리구슬 조각으로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작가이다
오토니엘은 1980년대 후반부터 신화에 기반해 현실과 환상, 미래의 꿈을 엮어 경의의 세계로 이끄는 매력적인 작업을 선보여 왔다
특히 유리 등의 재료를 사용함에 있어 현대미술에서 도외시되어 온 공예적 제작방식이 지닌 의미와 다양한 가능성을 확장해 오고 있다
1992년 독일의 현대미술축제인 카셀 도쿠멘타에 참가하여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파리 루브르박물관 · 퐁피두센터 · 구겐하임 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과 베니스 비엔날레 등 국제적인 행사 등에서 전시한 바 있다
2000년에 파리 지하철 개통 100주년을 기념해 팔레 루아얄 - 루브르박물관역에
유리와 알루미늄으로 지하철 입구를 제작한 〈여행자들의 키오스크〉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고
2015년 베르사이유궁전에 〈아름다운 춤〉을 영구 설치해 동시대의 영향력 있는 작가로 인정받았다
2019년 루브르박물관의 초청으로 제작된 〈루브르의 장미〉가 현대미술 작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영구 소장되어 화제가 되었다
국내에서는 2011년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개인전 《My Way》를 비롯해
2017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등의 그룹전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자두꽃 2
이번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를 위해 〈루브르의 장미〉를 변형시킨 〈자두꽃〉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자두꽃〉은 덕수궁 내 건축물에 사용된 오얏꽃 문양에서 착안한 것으로, 오얏꽃은 자두꽃의 고어이다
오토니엘의 〈자두꽃〉은 꽃잎을 표현하는 붉은색과, 꽃가루를 표현하는 노란색 두 가지로 그려졌다
루브르의 장미 3 · 6 · 1 · 2 · 4 · 5
2019년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개장 3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작품이다
이 작품을 위해 쟝-미셀 오토니엘은 루브르의 소장품 가운데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마리 드 메디치와 앙리 4세의 대리 결혼식〉이란 작품에서
화면 정 중앙 인물들의 발밑에 떨어진 장미를 포착했다
이 붉은색 장미는 열정과 권력을 상징하면서, 동시에 죽음보다 강력한 여왕의 사랑과 운명을 상징한다
오토니엘은 이 장미에서 받은 영감을 백금박으로 칠한 캔버스에 검정 잉크를 사용해 무한한 힘으로 가득 찬 추상적인 형태로 그려내고 있다
루브르의 장미 5
2019년 루브르박물관의 초청으로 제작된 〈루브르의 장미〉가 현대미술 작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영구 소장되어 화제가 되었다
백금박으로 칠한 캔버스에 검정 잉크를 사용해 무한한 힘으로 가득 찬 추상적인 형태로 그려내고 있다
자두꽃 3 · 4 · 5 (삼면화)
오토니엘은 〈자두꽃〉을 통해 덕수궁에 스민 한국적 정서를 이해하는 동시에
관람객에게 자두꽃이 상징하는 생명력 · 저항 · 끈기 · 부활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프레셔스 스톤월 / 파우더 핑크 · 황색 · 연녹색
벽돌은 전 세계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건축요소로 쟝-미셀 오토니엘이 처음으로 유리 벽돌을 이용해 작업을 시작한 것은 2009년이다
오토니엘은 이전의 인도 여행에서 사람들이 언젠가 자신이 자신의 집을 짓겠다는 희망에 벽돌을 쌓아 두는 것을 보고 큰 영감을 받았다
오토니엘은 이 같은 영감을 구체화해 인도 유리산업의 중심지로 유명한 피로자바드(Firozabad)의 유리공예가들과 협업을 진행했는데
입으로 불어서 만드는 전통적으로 제작된 유리 벽돌 하나하나는 미묘하게 다른 형상과 흠집, 빛깔을 갖게 된다
이러한 불완전함과 다름이 수많은 벽돌이 모였을 때 생각하지 못한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프레셔스 스톤월
두 가지 색으로 제작된 〈프레셔스 스톤월〉 연작은 오토니엘이 코로나 시기 봉쇄 기간에
매일 일기처럼 그린 드로잉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으로, 이는 마치 작가가 느끼는 감정을 적은 일기와도 같다
이런 일기의 연장선으로서 이번에 전시된 〈프레셔스 스톤월〉 연작은 매일 새로운 희망을 찾고자 하는 염원을
그리고 우리 내면에서 찾을 수 있는 마법의 힘을 이야기한다
인디언 핑크 · 샤프론 엘로 · 에메랄드 그린 등의 신비로운 색감은 우리를 상상의 여정으로 이끈다
프레셔스 스톤월
입으로 불어 만드는 전통방식으로 제작되어 유리 벽돌 마다 미묘하게 다른 형상 · 흠집 · 빛깔을 갖고 있다
푸른 강(Blue River)
쟝-미셀 오토니엘은 벽돌이라는 모듈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작업을 건축적 규모로 확장하고자 했던 열망을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되는 〈푸른 강〉은 오토니엘이 지금까지 제작한 작품 중 가장 거대한 크기로
길이 26m · 폭 7m에 이르는 넓은 면적의 바닥에 벽돌이 깔려 잔잔한 물결의 푸른 강을 연상시킨다
푸른 강(Blue River)
벽돌의 푸른 색은 인도어로 '피로지(Firozi)'로 불리는 색상으로 지중해를 비롯해 인도 - 유럽 문명권에서 널리 사용된 구릿빛 푸른색을 의미한다
인류 역사에서 푸른색 안료는 다른 색상에 비해 만들기 어려워 귀하게 여겼으며
파란색은 하늘과 물을 상징하는 색으로 생명 · 생존 같은 긍정적 의미를 전달한다
푸른 강(Blue River)
〈푸른 강〉 위에는 14개의 거대한 조각이 설치되어
거울 같은 표면에 서로의 모습을 반사하며 오토니엘이 만든 하나의 시적인 우주를 보여준다
라캉의 매듭 Sauvage(Knot)
쟝-미셀 오토니엘은 2009년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에게 경의를 표하는
〈라캉의 매듭〉을 처음 제작한 이후, 구슬을 연결해 만든 다양한 형태의 매듭 연작을 선보이고 있다
오토니엘을 대표하는 목걸이 연작이 감성을 담아내며 시적인 표현을 한다면 매듭 연작은 이성적이며 우주를 포함한 과학의 분야를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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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강〉 위에는 설치된 14개의 거대한 조각 중 하나다
매듭 Sauvage(Knot)
특히 2015년부터 시작한 〈와일드 노트〉 연작은 인터넷에서 오토니엘의 작품 이미지를 본 멕시코의 수학자 오빈 아로요(Aubin Arroyo)가
오토니엘에게 연락해 협업을 제안하면서 시작되어 지금까지 8년에 걸친 공동 리서치를 통해
수학과 예술, 이성적인 것과 직관적인 것의 접점을 찾아가는 시도를 계속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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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강〉 위에는 설치된 14개의 거대한 조각 중 하나다
거울 매듭(Mirrored Knot)
거울 유리를 재료로 만들어진 이 조각들은 표면에 무한 반복되는 이미지의 상을 통해 상호작용과 무한의 개념을 보여준다
거울 매듭(Mirrored Knot)
구슬 하나의 표면에는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의 모습과 주변의 풍경이 비치고 이는 다른 구슬에 무수히 반복된다
이처럼 이미지가 상호 무한 반복되는 모습은 불교의 '인드라망'의 개념과도 닿아 있다
인드라망은 인드라 신의 궁전 지붕 위를 덮고 있는 그물망으로
그물코마다 밝은 보배 구슬 장식이 달려 있어 무한한 반사를 거듭하며 전 우주를 담아낸다
거울 매듭(Mirrored Knot)
또한 그물의 한 코가 출렁이거나 움직이면 다른 모든 구슬에 그 움직임이 반영되어 나타난다
이렇듯 거울 매듭은 우주의 모든 존재가 거미줄처럼 유기적으로 얽혀있음을 의미하며
나아가 삶과 죽음, 치유와 상처는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암시한다
아고라(Agora)
아고라는 공간을 창조한다는 점에서 건축의 개념에 가깝게 다가가고자 하는 열망이 반영된 작품이다
얼핏 보면 동굴이나 무덤처럼 보이기도 하는 〈아고라〉는 은밀하게 비밀을 공유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고
대중 연설 같은 표현의 자유가 허락된 열린 공간이 될 수도 있다
2,750개의 스테인레스 벽돌로 만들어진 〈아고라〉는 갑옷의 견고함과 살갗의 부드러움이 뒤섞여
기념비적이면서도 이를 넘어서 시적이고 감각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
조각과 건축 사이의 이러한 중간적 형태는 오토니엘이 평생 추구해 온 「세상과 경이로운 관계 맺기」
혹은 「현실을 다시 마법화하기」에 관한 동시대 유토피아의 유적 발굴 현장과도 같다
오라클(Oracle)
〈오라클〉은 장-미셸 오토니엘의 작업 가운데 가장 순수하고 시적인 작업으로 주변의 모든 것에 예민한 선지자 혹은 예언자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오토니엘은 〈오라클〉 연작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의 작업에는 강렬한 신탁적 존재가 서려 있다. 나의 작업에는 직관적인 무언가가 있지만 동시에 신의 계시나 명령 같은 것 또한 존재한다"
오라클(Oracle)
벽돌 모듈을 사용해 중간 중간 돌출된 형태를 하고 있는 〈오라클〉은
마치 구두점으로 연결된 구절을 연상시키는 한편 암호화된 메시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관람객은 이처럼 작가가 제시한 〈오라클〉이라는 수수께끼를 풀면서 작가가 미래에 선보일 작업을 꿈꾸고 상상하며 관람을 마무리 한다
황금 목걸이(Gold Necklace)
목걸이 형태의 조각은 오토니엘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전 세계 곳곳의 정원을 비롯한 야외 공간에 그의 목걸이 조각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벌견할 수 있다
이번 《쟝-미셀 오토니엘 : 정원과 정원》전시에서는 덕구궁 정원과 서울시립미술관의 야외조각공원에 목걸이 조각을 선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 야외조각공원의 나무에는 《황금 목걸이》 7점이 설치되었는데
이는 나무에 영험한 힘을 부여해 소원을 비는 인류의 오랜 풍습을 떠올리게 한다
마치 소원을 적은 리본을 묶어둔 나무, 즉 '위시 트리(Wish Tree)' 처럼 나무에 걸린 황금 목걸이는 우리 안에 있는 열망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징한다
GPS로 확인하니
걸은 거리 2.72km, 소요시간 4시간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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