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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야기

청와대 개방 1주년 기념 전시 초대, 장

청와대 개방 1주년 기념 전시 초대, 장(招待, 場)은 다시금 정중히 관객을 초대하는 장으로

이 공간을 점유했던 사물들을 통해 지난 청와대의 시간을 돌아보고자 한다

*

손님을 환대할 때 가장 많은 신경을 쏟는 상차림은 곧 환영의 인사다

더불어 테이블 주변으로 놓인 가구들은 오랜 시간 ·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복잡한 시간 속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킴과 동시에 그 공간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기록한다

은은한 조명 아래 조화롭게 놓인 청와대 속 일상 사물들은 한 국가 집단을 이끌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자 노력한 사람들의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시간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청와대 개방 1주년 기념 전시 초대, 장(招待, 場)

춘추관 2층이다

 

 

 

 

구 본관 가구

1991년 새롭게 본관이 완공되기까지 이전 대통령들은 현재 구(舊) 본관이라 불리는 건물에 기거했다

1층은 집무실 · 2층은 관저로 이루어진 이 건물은 윤보선 대통령까지 경무대로 불렸으나, 1960년 이후 이름을 청와대로 변경하였다

청와대는 집무실 및 관저 건물뿐만 아니라 전체 공간을 가르키는 말로 사용되었는데

당시 관저 건물만 구체적으로 언급할 때는 본관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 대한민국 품격을 상징하는 공간에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을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로 사용하는 것이

시대 흐름에 적합하지 않고, 애초에 구(舊) 본관이 작고 낡아 사용이 어렵다는 실용적인 요구에서 청와대 공간 개선사업이 추진되었다

1991년 새로운 본관이 건립되고, 1993년 문민정부의 「역사 바로 세우기」 방침에 따라 구(舊) 본관은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청와대 본관 가구

현재 본관 건물은 일제강점기 조선 총독이 거주하던 곳을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로 사용한다는 것이

시대정신에 맞지 않다는 비판에 따라 1991년 한국 전통적 건축미를 살려 새롭게 준공했다

청와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붕의 청기와는 약 15만 장으로 도자기를 굽듯 섬세하게 제작해 100년 이상 견딜 수 있는 강도를 지녔으며

입구 역할을 하는 현관채 지붕 아래 단청은 조선시대 궁궐이나 관아 건축에서 주로 사용했던 모노(毛老)단청으로 마무리하였다

본관 가구는 정중한 분위기와 멋 · 편안함 · 안정감과 함께

대한민국의 상징성 · 정통성 · 역사성 · 예술성을 드러낸다는 건축 목표에 따라 당시 건물과 함께 특별히 제작 · 배치되었다

기본적으로 청와대 집무실의 가구나 소품들은 건물 분위기에 맞춰 제작했고

같은 가구를 여러 대통령이 사용하는 방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1991년에 제작된 가구들은 대부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본관 1층에는 영부인의 집무실과 접견실인 무궁화실이 있으며 20명 내외의 오찬이나 만찬 또는 다과 행사시 사용하는 인왕실이 있다

이 가구는 무궁화실에 비치되었던 것이다

 

 

 

 

상춘재 가구

상춘재는 「언제나 봄이 계속된다」는 이름을 가진 한옥으로 1983년에 건축되어 주요 국빈을 맞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이 가구들은 상춘재 한실에서 사용했던 가구로 전두환 대통령 시기 이전까지는 상춘재에 좌식 가구만을 사용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들어서야 처음으로 입식 가구를 사용했기 때문에 상춘재 가구는 대부분 좌식 형식을 띤다

이 중 팔걸이가 있는 있는 좌식 의자는 대통령 내외를 위한 것으로, 팔걸이가 없는 손님 의자와는 모양에서 차이가 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가구

청와대 주변 「지하 벙커」라 불리는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가 비상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비치한 가구이다

국가 비상회의는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된 대내외정책과 군사정책 수립 관련 국무회의 심의에 앞서, 대통령 자문을 받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이다

여기서는 가구에 새겨진 문양과 배치를 통해 그 지위를 명확히 알 수 있는데

봉황이 새겨진 의자에는 대통령이, 무궁화가 새겨진 의자에는 참모진이 착석하도록 한다

 

 

 

 

관저 대식당 응접세트

1990년 관저가 독립적으로 지어지면서 비치된 관저 대식당 응접가구 세트이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청와대 내부용 가구로 사용하다가 추후 겉면을 리폼하여, 정상회의 등 공식행사용으로도 사용하였다

 

 

 

 

관저 가구

관저는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이 생활하는 곳으로

관저 지붕은 본관 지붕과 동일하게 청기와를 올리고 장식기와 등을 배치하여 전통적인 한옥의 느낌을 물씬 살렸다

1948년부터 1990년 10월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거주했던 건물은 구(舊) 본관이었는데

이곳은 집무실이 관저와 같은 건물에 위치했으므로 공적 사적 영역의 구분이 없고 협소했다

그러나 1990년대 새로운 관저의 건립으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관저 가구는 역대 대통령들의 가족 구성원과 용도 그리고 건축 분위기에 맞는 것으로 교체되었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가구들을 상황에 맞게 재배치하여 사용하였다

 

 

 

 

관저 할머니방 가구

상춘재 한실방에서 사용하다가 관저로 이동하였다

노태우 대통령 노모께서는 아들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대구에서 자주 서울에 올라오셨는데

청와대에서는 관저에 노모를 위한 방을 꾸며드렸고, 이를 할머니방이라 불렀다

당시 노모께서 청와대 방문할 때면 자주 관저 위에 있는 불상에 불공을 드리러 올라가시곤 했다

 

 

 

 

관저 가구

 

 

 

 

관저 서예탁자

김영삼 대통령은 서예에 출중해 자주 서예를 즐겼는데, 그때 이 탁자를 주로 사용하곤 했다

 

 

 

 

관저 가구

 

 

 

 

본차이나 식기세트 · 본관 행사용

김대중 · 김영삼 대통령 시기 제작 / 청주시 한국공예관 소장품

본차이나(Bone China)는 소뼈를 갈아 원료로 사용하므로 골회자기(骨灰瓷器)라고도 불린다

견고하고 가벼우며 맑은 빛이 도는 반투명 도자기로, 18세기 영국에서 중국식 도자기를 모방해 만들었다

제품의 내구성과 아름다움이 각별하여, 유럽도자기를 대표하는 본차이나 기술은 1973년까지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다

박정희 대통령 재임 전까지 청와대에서는 일본에서 수입한 자기세트를 사용했는데

당시 영부인이었던 육영수 여사는 이를 안타깝게 여겨 국산 본차이나 제품으로 청와대 식기를 교체하기로 결심하였다

한국을 찾는 국빈들에게 자신있게 내놓을 고품질의 국산 도자기 개발을 위해

육영수 여사는 국내 도자기 업체에 영국 본차이나 기술을 전수하여 생산할 것을 요청했고 국내 최초로 본차이나 식기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청와대는 국산 본차이나 식기를 세계에 알려야 한다며 전세계 해외 공관에 해당 제품 사용을 지시했고

꾸준히 국산 본차이나 식기를 제작하여 대통령 관저와 공식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

 

 

 

 

본차이나 식기세트 · 본관 행사용

박정희 대통령 시기 제작 / 청주시 한국공예관 소장품

 

 

 

 

본차이나 식기세트 · 관저용

노태우 대통령 시기 제작 / 청주시 한국공예관 소장품

 

 

 

 

본차이나 식기세트 · 본관 행사용

김대중 대통령 시기 제작

 

 

 

 

본차이나 식기세트 · 관저용

전두환 대통령 시기 제작 / 청주시 한국공예관 소장품

 

 

 

 

백자세트 · 영빈관 행사용 / 이명박 대통령 시기 제작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만찬에 주요 국빈을 대접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조선 최고의 도자 명품으로 꼽히는 백자 항아리를 모티브로 제작되었으며

한국 전통 도자 특유와 선을 가진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유기세트 · 상춘재 행사용 / 문재인 대통령 시기 제작

주요 국빈들에게 한국 전통 방짜유기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국가 무형문화재와의 참여로 제작되었다

그릇 덮개는 청와대 본관 지붕을 본 떠, 측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지붕 곡선의 여유를 느낄 수 있으며 주로 상춘재 행사에서 사용되었다

유기는 구리와 주석을 섞은 놋쇠를 직접 망치로 두드려서 만드는데

현대 공학에서는 합금 비율에 있어 주석이 높아질 경우 쉽게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으로 실용 식기를 만드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거듭되는 망치질과 열처리로 제작되는 방짜는 그 특유의 노력과 기술로 높은 내구성을 자랑하며

음식의 세균 번식을 제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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